루비프루트 정글

🔖 "여자가 무슨 모터바이크야." "염병하지 마, 리로이. 내가 갖고 싶으면 탱크라도 사서 안 된다고 말하는 인간들 밀어버릴 거야."


🔖 "너 미쳤어. 여자는 결혼을 해야 해. 네가 쉰 살 돼봐.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같이 늙어갈 사람이 있어야 돼. 안 그러면 너 후회해."

"난 아흔아홉에 난교 파티 열어서 구속될 거고, 늙어서 같이 살 사람 같은 건 안 키워. 너무 우울한 생각이다. 세상에, 너 지금 스물넷인데 쉰살 때 일을 걱정하고 있잖아. 그게 말이 되냐."


🔖 나는 엄마도, 아빠도, 근본도, 형제자매라 불리는 생물학적 닮은꼴도 없었다. 미래를 생각해봐도 스테이션왜건 한 대와 파스텔색 냉장고가 딸린 이층집이나 터울이 고른 금발의 아이들이 바글바글한 가정은 내가 바라는게 아니었다. 나는 《매콜》 같은 잡지 속으로 걸어 들어가 모범 주부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도, 아니 아예 남자 자체가 필요 없었다. 나는 내 길을 가고 싶었다. 내 꿈은 그게 다였다.


🔖 “모르겠다, 몰리. 넌 인생을 어렵게 살려고 해. 의사나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 그러질 않나,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질 않나. 사람들이 다 하는 걸 조금은 해야지, 안 그럼 사람들이 싫어해.”

“사람들이 날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어. 사람들은 다 멍청하다고. 난 그렇게 생각해. 내가 나를 좋아하느냐는 상관있지. 나한테 진짜 중요한 건 그거야.”


🔖 이 망할 세상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해준다면 좋겠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내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내가 이룰 수 있는 소원이다. 어떻게든 그 영화들을 다 만들어낼 거고, 싸우다가 오십 살이 되진 않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게 된다면, 두고 보시라. 왜냐하면 난 미시시피 강 이편에서 제일 잘나가는 오십 살이 될 테니 말이다.


💬 이 책을 어렸을 때 읽을 수 있었다면 작가의 말처럼 나에게 어떤 자유의 길로서의 실마리가 되었을 수 있겠다.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고 사랑스러웠지만, 나를 나로서 좋아하는 데 조금 더 용기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그때. 지금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안다. 어떤 사람이 될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이미 어떤 사람이 된 상태이다. 그러니까 내가 이 말을 한다고 해서 몰리 볼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홀리의 말을 이해하는 어른이 되었다. 심지어 나는 그의 말을 위의 인용처럼 받아적지도 않았지만, 대충 이런 말이었지: "너를 사랑하면서도 내가 너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네가 조금 미워져."